퇴사 후 4개월: 첫 스팀 게임 개발 이야기
오늘은 퇴사 후 4개월 동안 내가 집중했던 스팀 게임 개발에 대해 간단히 기록하려고 한다.
게임 개발은 개발자라면 누구나 해보고 싶지 않나?
나는 유튜브에서 스팀 게임을 하는 게임 유튜버들을 보면서 게임 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게임을 하는 모습이 정말 재밌어 보였고, 그래서 게임을 개발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때부터 유니티와 블렌더 강의를 듣고, 기본적인 게임 개발 생태계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강의가 순조로웠다. 이미 아는 내용들이 많아서 꽤 쉽게 따라갔다. 그런데 실제로 게임을 만들어보니, 강의와는 다른 현실이 펼쳐졌다. 따라 했는데도 결과물이 전혀 달라서 좀 당황스러웠다.
유니티와 블렌더: 강의 후 현실
강의를 듣고 나서 유니티와 블렌더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사실 초보자가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건 욕심이었다. 그래서 블렌더는 기초만 어느 정도 배우고, 실제 게임에서는 유니티를 위주로 작업을 했다. 첫 게임인 함정 게임에서는 복잡한 에셋을 만드는 대신 에셋 스토어에서 적당한 것을 찾아서 사용했다.
처음 게임을 만드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고된 일이었다. 기획과 코딩을 동시에 해야 했는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았다. 함정 게임은 함정을 많이 만들었어야 했는데, 클래스화하거나 컴포넌트화하면서 코드가 꼬이기 일쑤였다. 그때마다 고치고 또 고쳤다.
첫 게임 만들기: 함정 게임
4개월 동안 주 6일 이상 하루 평균 12시간씩 컴퓨터와 씨름하면서 만든 첫 게임은 함정 게임이었다. 이 게임은 8탄의 던전을 클리어하면서 포탈을 통해 넘어가는 구조였고, 플레이 시간 목표는 2~3시간 정도였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시간 안에 엔딩을 못 볼 것 같았다. 그래도 내 손으로 만든 게임이라 꽤 뿌듯했다.
만들면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건 스팀 상점 페이지에 올리는 일이었다. 게임이 완성됐다고 해서 바로 끝나는 게 아니었고, 상점에 올리려면 이미지, GIF, 영상 등을 다 준비해야 했다. 그런데 수 많은 썸네일 이미지를 제작하는 과정은 창의력을 필요로 해서 너무 고통스러웠다. 또 이미지 가이드에 맞게 1px만 어긋나도 오류가 나서 계속 작업을 반복해야 했다. SNS를 즐기지 않는 나에게는 사람들의 눈을 끌 수 있는 썸네일과 영상을 만드는 일이 너무나도 어려웠다.
회고
어쨌든 게임은 결국 스팀에 런칭했고, 위시리스트도 늘어갔다. 다운로드한 사람도 몇 명 있고, 앞으로 다른 이벤트도 추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게임을 3개 정도 런칭하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지금은 방탈출+공포 게임을 구상하고 있다. 이번에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잘 모르겠지만, 첫 게임을 만들 때 겪었던 과정이 있으니 이번엔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쉬는 동안에 게임을 두 개 이상 론칭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지만, 첫 게임을 경험해보니 그게 사실 너무 큰 욕심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나중에 또 론칭한 게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쓸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